팬데믹 불구 공연·출간·전시 풍성
지난해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문화계는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가 외국어 영화상 수상을 시작으로 문화계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3월 닫혔던 뮤지엄도 속속 개관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씨가 LA에서 대면 공연을 열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한인 문화계는 미주 지역 작가들이 팬데믹동안 작업한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이 계간지까지 포함해 40여권에 이른다. LA지역 한인 갤러리들은 본격적으로 화가, 조각가, 도예가 등의 예술작품 전시를 쉬지 않고 열었다. 팬데믹 속 한인사회는 작가와 예술가들의 풍성한 창작품으로 깊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LA필하모닉·LA오페라 공연 재개 올해 LA필하모닉은 10월 홈커밍 콘서트를 시작으로 2021~2022년 대면 공연을 재개했다. LA 필하모닉 음악 및 예술 감독 구스타보 두다멜이 579일 만에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로 복귀였다. 내년 4월 14~16일에는 두다멜이 토니 어워드를 수상한 LA의 ‘데프 웨스트 극단’과 팀을 이뤄 공연을 선보이고, 4월 22일~24일까지는 세계 문화를 변화시키고 계층 구조를 무너뜨린 1965~1980년에 태어난 세대에 경의를 표하는 ‘Gen-X’ 페스티벌이 준비되어 있다. 지난해 창단 35주년을 맞은 LA오페라는 블록버스터급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공연을 취소했다. LA오페라는 9월 2021/22 시즌을 재개했다. LA 오페라 2021/2022시즌은 취소됐던 이전 시즌의 라인업을 상당수 그대로 가져왔다. 개막작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를 무대에 올렸다. 두 번째 무대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다. 이외 해리 비게트 지휘로 헨델의 ‘알치나’등 다양한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다. ▶조성진, LA필과 홈커밍 협연 LA 필하모닉 2021-22시즌은 두다멜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LA 필 홈커밍 콘서트와 갈라로 시작됐다. 이날 개막 공연에 보컬리스트 신시아 에리보와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 진씨가 협연했다. 2019년 12월 LA 필과 첫 협연 후 1년 9개월 만에 LA에서 한인 관객과 만나는 공연이었다. LA 필 홈커밍 콘서트에서 조성진 씨는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3위로 우승한 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콘체르토 1번을 연주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조성진 씨는 2015년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뮤지엄 재개관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여간 문을 닫았던 남가주 지역 뮤지엄들이 3월부터 재개관을 시작했다. 코로나 확진자 감소 추세와 백신 접종 확대로 미술관 오픈이 허용되면서다. 3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LA카운티 자연사 박물관과 샌타애나에 있는 바우어즈 뮤지엄 등이 문을 열었고 이어 LA카운티미술관(LACMA), 게티뮤지엄도 개장했다. LA 한국문화원은 주류사회에 한국 미술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백남준’ 특별기획 영상을 제작 유튜브 채널 및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15분 길이로 만든 영상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경화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백남준에 대한 특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주류 미술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미나리 골든글로브 수상 오징어 게임 후보작 선정 2월 말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가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아칸소주로 이주해 농장을 일구며 정착하는 한인 이민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드라마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건 처음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13일 각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은 TV드라마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 기훈을 맡은 이정재 배우는 드라마 남우주연상 후보로 선정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일남으로 출연한 오영수 배우는 드라마 남우조연상 후보로 지명했다.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9일에 열린다. ▶한인 작가 출간 봇물 올해 초 박신아씨의 첫 수필집 ‘캘리포니아에 비가 내리면’을 시작으로 올 한해 미주 한인들은 40여권 이상을 출간했다. 수필, 시, 소설은 물론 문학협회들의 계간지 출간도 쏟아졌다. 장소현씨의 시집 ‘그림과 시’, 이용언씨의 시집 ‘국경지대’, 수필가 백인호씨의 수필집 ‘큰 물결이 고요히’, 수필가 김영중 작가의 수필선 ‘고향 하늘’, 남가주 출신 1.5세 한인 스캇 리씨의 실화 소설 ‘중국감옥에서 보낸 2년’, 김성옥 수필가 두 번째 출간 수필집 ‘국물도 없는 여자’, 김영교 시인의 수필집 ‘물처럼 바람처럼’, 김수영 시인의 한영수필집 '잊을 수 없는 스콜필드 박사와 에델바이스 추억', 장소현 작가의 ‘철조망 바이러스’, 김순진 박사의 한영속담 해설집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등이 대표적이다. ▶한인 예술 작품 활동 활발 올해 초반 한인 갤러리 전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5월 퍼스트 갤러리 개관전 ‘4색 4중주’를 시작으로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 시대를 작가의 시각으로 성찰한 전시회가 쏟아졌다. 리앤리 갤러리의 ‘코비드 19 - 그시간을 넘어’ 5회 릴레이 전시, 남가주 한인 미술가협회의 정기전시회 ‘일상의 생활을’, 남가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문전, 갤러리 파도의 이색 전시회 ‘탈출(ESCAPE)’ 조각전, FT아트 ‘화우림’ 그룹전, 남가주사진작가협회 정기전시회 '또다른 세계(Another World)', 갤러리 두아르테 사진전 ‘스트레인저(Stranger)’, 갤러리 웨스턴의 전시회 ‘아우라(AURA)’에 이어 올해 전시는 리앤리 갤러리 ‘하트앤핸드’전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영화 '기생충'의 다송이 그림 원작자 '지비지'가 E.K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인 '지비지 아트 전시회'를 개최하며 직접 벽에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또한 LA 심포니와 LA 코러스 연례 '크리스마스 음악회'가 열리며 한인 사회에 오페라와 크리스마스음악 하모니로 감동을 선사했다. 이은영 기자불구 공연 la오페라 공연 예술작품 전시 골든글로브 시상식